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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역학

열응력(Thermal Stress)과 온도 변화에 따른 변형

by adkim1 2025. 12. 12.

뜨거운 여름날 고속도로에 금이 가거나, 겨울철 철로 사이에 미세한 틈이 생기는 걸 본 적 있을 겁니다. 이는 단순한 노후화가 아니라 ‘열응력’이라는 물리 현상 때문입니다. 재료는 온도에 따라 미세하게 팽창하거나 수축합니다. 이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움직임이 제한된 상태라면 내부에 응력이 쌓여버립니다. 이 보이지 않는 온도의 힘이 바로 열응력(Thermal Stress)입니다.

 

 

열응력(Thermal Stress)과 온도 변화에 따른 변형

 

열응력이란 무엇인가?

열응력은 재료가 온도 변화에 의해 자유롭게 변형하지 못할 때 생기는 내부 응력입니다.

즉,

“재료가 늘어나거나 줄어들고 싶은데,
주변이 그걸 막고 있을 때 생기는 저항력”

입니다.

온도가 오르면 재료는 팽창하려 하고, 내려가면 수축하려 하지만, 고정되어 있는 구조에서는 이 변형이 억제됩니다. 그 결과 내부에서 ‘밀리거나 당기는 힘’이 생기며, 이것이 누적되면 균열이나 변형으로 이어집니다.

 

 

재료가 온도에 반응하는 방식

모든 재료는 고유한 열팽창계수(Coefficient of Thermal Expansion)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값이 크면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팽창하거나 수축합니다.

예를 들어,

  • 금속(특히 알루미늄)은 열에 매우 민감해 쉽게 팽창합니다.
  • 세라믹이나 콘크리트는 열팽창이 작지만, 대신 취성이 커서 쉽게 균열이 갑니다.

즉, 어떤 재료가 더 강하다고 해서 열응력에 강한 것은 아닙니다. 열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열응력이 발생하는 과정

  1. 자유로운 상태에서의 팽창
    금속 봉이 온도를 높이면 길이가 조금 늘어납니다. 이때 양쪽이 자유롭다면 문제는 없습니다.
  2. 양쪽이 고정된 상태
    하지만 양쪽이 벽이나 고정 구조물로 막혀 있다면, 재료는 팽창하지 못하고 내부에서 압축 응력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온도가 내려가면 수축하지 못해 인장 응력이 생깁니다.
  3. 결과
    이 응력이 일정 한계를 넘으면, 재료는 미세한 균열 또는 변형을 일으키며 “온도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이 발생합니다.

 

 

열응력이 중요한 이유

열응력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조물의 수명과 안정성을 크게 좌우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건축 구조물: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이로 인한 균열
  • 기계 부품: 엔진, 터빈 등 반복적인 온도 변화에 따른 피로 손상
  • 전자기기: 반도체 칩과 기판의 열팽창률 차이로 인한 접합부 파손
  • 철도·도로: 온도 변화로 인한 팽창, 이음부 손상

 

 

실생활 속 열응력 사례

  1. 철도 레일의 이음새
    철도가 여름에 팽창하고 겨울에 수축하기 때문에, 일정 간격으로 틈(Expansion Joint)을 둡니다. 만약 이 틈이 없다면 여름에는 레일이 휘어지거나 솟아오릅니다.
  2. 교량의 신축 이음장치
    다리는 낮과 밤, 계절마다 길이가 미세하게 변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 끝단에 고무패드나 금속 슬라이드를 설치해 열팽창을 흡수하도록 설계합니다.
  3. 유리창 파손
    한쪽 면은 햇빛을 받아 뜨거워지고, 반대쪽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온도 차로 인해 유리 내부에 인장응력이 생겨 균열이 발생합니다.

 

열응력을 줄이는 설계 원칙

  1. 팽창 공간 확보
    구조물이 자유롭게 팽창하거나 수축할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이나 이음부를 둡니다.
  2. 재료 선택의 조화
    서로 다른 재료를 결합할 때는 열팽창계수가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금속과 플라스틱을 바로 접합하면 열응력이 쉽게 쌓입니다.
  3. 온도 분포의 균형 설계
    온도가 한쪽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열 차단재나 방열판을 사용합니다.
  4. 반복 하중 고려
    온도 변화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열피로(Thermal Fatigue)를 고려해 설계해야 합니다.

 

 

열응력의 본질 - “움직임을 억제할 때 생기는 스트레스”

 

열응력의 본질은 단순합니다.

재료가 움직이려는 자유를 억제하면, 내부에 응력이 생긴다.

즉, 재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구속 조건(Constraint)이 문제입니다. 이 개념은 인간의 스트레스와도 비슷하죠. 자유롭게 팽창하고 수축할 수 있으면 아무 일도 없지만, 억제당하면 내부에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균열로 터집니다.

 

 

결론

열응력은 ‘보이지 않는 하중’입니다. 하중이 없는데도 구조물을 손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죠. 특히 현대 구조물은 금속, 플라스틱, 유리 등 서로 다른 재료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열응력의 영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좋은 설계란 단단하게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설계”입니다. 재료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진정한 안정성은 강성이 아니라 유연함 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열응력이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